두가지 기관에 모두 다녀본 경험으로, 아직 안다녀본,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몇자 써본다.
참고로 출연연도 출연연마다 조금씩 다르고, 대기업도 사업부나 회사별로 다르니 그점은 유의해서 보길 바란다.
- 대기업은 삼성계열사 중심, 정출연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준이다. 타 기관이나 기업의 경우 다를 수 있다.
- 대기업은 일 많아 힘들다가 힘든 포인트인데, 정출연은 힘들게 일해도 보상해주지 않고 누구는 일하고 누구는 안하니 힘든게 이중 삼중이다.
- 정출연은 정부에서 예산을 삭감하거나 통폐합 하는 등 정치적인 일에 많이 휘둘린다.
- 복지적인 측면으로 만든 무인 카페 같은 장소도 냉난방을 잘해준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곳에서는 절대 못하는 일.
- 24시간 공장이 돌아가고 생산직들이 3교대하기 때문에 삼시세끼가 다 나오고 그 외에도 무한 캔음료, 무한 커피, 무한 캡슐커피 등 돈나갈 일이 거의 없다. 주말에도 똑같고, 출퇴근 셔틀도 주말에 운영된다.
- 입문 교육을 바로바로 해주고, 같은 내용이라도 반복 교육을 해준다. 대졸사원의 경우 입사 후 5개월간 사업장 투어, 기본 시스템 교육, 프로그래밍 교육을 해주고 경력 사원의 경우 입문 기본 시스템 교육, OJT 사업부서 교육, SVP 삼성 핵심가치 및 팀웍 교육을 해준다.
- 출퇴근 버스가 있고 없는 시간대에 퇴근하면 택시비를 지원해준다.
- 내가 하는 일의 결과가 제품 양산으로 이어지고 영업이익으로 이어지니 실효감이 든다.
- 헬스장의 경우 양말까지 무료대여, 사내 병원 진료와 약 모두 무료, 사외병원에서 진료도 실비지원이 된다.
- 어린이집이 무료거나 없으면 사외어린이집비를 지원해준다.
- 무언가를 받아도 세금이 아니니 죄책감도 없고 자랑해도 지탄 받을 일이 없다.
- 어차피 하는 야근, 야근수당도 잘 쳐주고, 주말 출근해도 2배 수당을 준다. 하지만 정출연의 경우 야근 수당 신청이 있지만 해도 결재에서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다.
- 정출연은 복지나 수당 등 매번 국정감사를 통해 최소한으로 줄이라는 명령을 받지만 사기업은 노터치.
- 휴가 사용의 경우 아무리 빡센 곳이라해도 두 기관 모두 겹쳐서 많은 인원이 쉬지 않는한 자유롭게 쓸수있다.
- 타지 합숙 교육의 경우에도 정출연은 예산이 작기 때문에 시설의 낙후, 프로그램의 뻔함이 있는데 대기업의 경우 빈틈없는 시설관리와 재투자, 프로그램도 타기업에서 사오는 등 트렌디하고 재밌고 기발한 것들이 많다.(지뢰밭 건너기, 실내 컬링같은 게임, 조립 블록 내용 전달해서 똑같이 만들기, 스피드 스택, Rezoom 카드 순서 맞추기 게임)
- 정출연은 주간 회의때 일을 주고 한주가 지날때까지 거의 터치하지 않지만 사기업은 양산을 빠르게 하는게 목적이라 북적거리며 바쁘게 소통하며 지낸다. 물론 선행연구소의 경우엔 정출연과 비슷.
- 똑같이 십부제를 해도 사기업의 경우 수요가 있다면 사외 주차지를 매입해서 주차 공간을 확보해준다. 정부기관은 그런거없다. 무조건 알아서 밖에 대야한다.
- 정부기관의 경우 위아래 예우 같은 문화가 있어서 뭔가를 사서 선물로 준다거나 하는 일이 많은데 사기업은 애초에 반입반출도 쉽지 않고, 사내에서는 어차피 다 무료거나 싸고, 또 돈 벌러 오는게 제1 목적이라 내 돈 써서 뭔가를 주는 일은 잘 없다. 선배가 커피 사주는 것도 멘토링 비가 나온다.
- 정출연은 회식을 하면 초과되더라도 과제비 회의비로 돈을 쓰는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사기업 사업부는 그런게 없다. 윗 직책 사람이 와서 법카를 긁는경우는 회식비가 나오지만 파트 회식의 경우 개인부담해야한다.
- 사기업은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일정 기간이 근속되면 추가 휴가를 준다거나, 3월이 지나면 추가 휴가를 주는등, 2주에 한번씩 빠른 귀가 날이 있다거나 한다. 이것이 윗사람의 평가에 중요한지 6시 이전에 정문을 통과하게 장려를 넘어 강제한다. 정출연은 그런 특별한 휴가나 귀가는 없다. 1년 근속시 15개 휴가가 생기는 기본 근태복지다. 야근을 할때에도 당연초근시간만 초과하면 자동으로 야근수당이 나오는 구조와 다르게 정출연의 경우 출,퇴근을 본인이 누르는 시스템이라 (이건 출연연마다 다름) 퇴근을 누르고 야근하는 경우도 많고, 심야근무를 해도 따로 결재를 올려야하는데 당연히 부서장은 이걸 싫어해서 결재 안해주는 경우가 많다. 사기업은 야근수당같은걸 줘야할때 돈의 문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안줄경우 노동부의 습격을 받을수도 있지만 출연연은 그렇지 않다. 야근수당을 주게 되면 그게 기록, 통계화되어 대국민 통계에 안좋게 비쳐진다거나 하는경우가 있어서 싫어하고, 상대적으로 노동부 눈치도 덜본다
- 출장비의 경우도 세금이 들어가는 정출연의 경우 엄격하게 출장날만 청구할 수 있게 한다거나 하는데 사기업은 지방의 경우 올라가는 시간과 노력을 고려해서 전날도 출장비를 주는 경우가 많다.
- 정출연은 아무리 가급 보안 시설이라 해도 보안이 허술하다. 직원들은 카메라 사용이 자유롭고, USB등 전자기기 반입반출도 자율에 맡긴다. 가끔 감사가 있긴하지만 허술하다. 하지만 사기업은 보안이 상당히 철저해서 빠져나갈 구멍이 잘 없다. 사업장 입출입 검문검색을 통해 전자기기나 USB를 못가지고 나오게 하고, 심지어 사업장 내에서 인쇄한 용지도 보안용지라 걸린다. 카메라의 경우에도 직원이라할지라도 스티커를 붙여야하고, 그게 아니라해도 검문소 카드 태깅을 하는 순간 카메라 사용이 막히는 프로그램을 깔아야한다. 또한 사내 메신저와 메일함도 2주가 지나면 내용이 다 날라간다. 회사 메일로 외부메일로 발송하는 것도 막힐때가 있다. 또한 사내에서 특정 ‘업무와 무관한 사이트’의 경우 열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 의외로 라이센스에 대해서는 관대한 편이다. 정출연은 국정감사나 추적을 통해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비즈니스용 프로그램 사용에 대한 소송이나 손해배상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모두 사서 써야하지만, 사기업의 경우 어차피 망이 폐쇄적이라 그런가 사이트가 들어가진다면 어떠한 프로그램이든 개인용으로 써도 된다.
- 정출연에 비해 사기업의 웰컴키트가 좀더 ‘간지’나는 것을 주거나 쓸모있는 것을 주는 경향이 있다.
- 두 곳 모두 거의 잘리지 않는데, 정출연의 경우 더더욱 큰 잘못을 해도 안잘리는 경향이 있다.
- 대기업은 허수가 적은 경향이 있다. 모두 엄선하기도 하고 일이 끊임없이 돌아가기 때문에 일 안하고 월급루팡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할수있다. 정출연은 40대부터는 일하기 싫어하거나 설렁설렁하는 경향이 있고, 대놓고 20대 30대에게 일을 몰아 주는 경향도 있다.
- 대기업은 그 해 실적이나 순이익에 따라 수당을 다르게 줘서 어떤때는 매우 많이 주고 어떤때는 매우 적게 주나, 정출연의 경우 균등하게 나누자라는 마인드가 있어서 항상 연봉의 20프로 정도로 맞춰지는 경우가 있다.
- 공장이 함께 있는 사업장의 경우 상당히 사람들의 종류가 다채롭다. 교대근무가 끝나면 카페에서 수다떠는 아줌마들, 아저씨들(T직군), 고졸이나 전문대졸부터 국내외 최고수준 대학의 박사까지 아주 골고루 섞여있다.
- 정출연의 경우 컴퓨터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과제비로 따로 사야하지만 사기업의 경우 관리팀에 이야기하면 랩을 교체해주러 온다거나, 마우스를 새로 교환해준다거나 한다.
- 정출연은 휴양소 복지가 대기업에 비해 매우 적고 할인율도 적다. 대기업은 해당 계열사들이 하는 일이라면 할인이 대폭 들어간다. 휴양소, 옷, 가전 등 거의 전천후다.
- 두 곳 다 연봉협상, 계약할때 담당 본부장, 인사과 사람 따라 경력인정, 연봉 레이즈가 다르다. 사바사… 하기 나름..
- 사기업은 정출연에 비해 더 공격적이고(남성호르몬이 넘치는?) 활력이 넘치는 아저씨들이 많다. 그 많은 가장들이 다 어디있나 싶은데 여기 있다. 그에 비해 정출연은 다소 힘빠진? 얌전한 박사님들이 대부분이다.
- 사기업이 수당이나 돈 이슈로 컴플레인하기 더 쉽다. 대놓고 돈벌러 온 사람들이기 때문. 하지만 정출연이나 공공기관의 경우 내 커리어, 내 실적을 위해, 나라와 국민을 위해 (R&R) 일한다는 대전제가 있기 때문에 쉽게 돈 얘기하기는 어렵다.
- 정출연은 윗사람이 놀고 90의 일을 아랫사람이 다 하는 경향이 있지만 대기업은 위아래 할거없이 다 100의 일을 한다. 즉 일이 좀더 많아도 윗사람들 노가리까며 노는 꼴 보기 싫다면 대기업 가는게 정신건강에 낫다.
- 정출연은 용어나 약자를 써도 무슨 뜻인지 알고쓰는 사람이 많은 반면 기업은 대학원졸이 아닌이상 무슨뜻인지 모르면서 그냥 외워 쓰는 사람이 많다. 또한 이 분석을 하는 시료가 어떤 시료고 무얼위해 분석 정리하고 누구에게 이 데이터가 가는지를 모르고 그냥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업무를 두세번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장바이장이긴 한데 기업에서 처음 겪는 현상이었다.
- 세종사업장 특징일수도 있지만 말을 얼버무리거나 웅얼거리는 사람들이 꽤있다. 뭐라하는지 잘 못알아듣겠고 오더도 상당히 추상적으로 준다. 대신 연구소는 처음 샘플 마련, 공정, 후처리, 분석샘플화, 분석, 정리까지 본인이 혼자 다하는 경우가 많다. 단점으로는 허드렛일도 해야하고 장점은 그래서 일을 두번하는 경우가 잘 없다. 정확히 하고자하는 목적과 니즈, 스코프를 알기 때문.
- 정부기관들은 과로사해도 안바뀌지만 사기업은 그나마 누가 과로사로 죽었다면 바로 다음날부터 부사장부터 지시가 내려오고 근무시간 절대 초과하지말라, 제외시간 가짜로 올리는 편법 쓰지말라는 등 지시가 내려와서 근무환경이 좋아진다
반응형
'그 외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반콘크리트 바베큐 메이커 1구 (0) | 2024.08.15 |
---|---|
어반콘크리트 벤치로 변신하는 웨건 (0) | 2024.08.15 |
Fast 헬맷과 악세사리 구매 (0) | 2024.08.04 |
왕십리 연습실 뮤팩 MUFAC (0) | 2024.08.04 |
반포 아펠가모 결혼식 가보기 (0) | 2024.07.29 |
댓글